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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학

[영화] 시민 케인, 하이테크와 시장반응은 비례하지 않는다.

영화 시민 케인을 본지 이틀 정도 지났다.

1위 영화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시민 케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건지, 요즘 영화들이 하도 잘나와서 그런건지 감흥은 크게 들지 않았다. 영화를 끊어서 보면서도 끝까지 본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이었다. 1등 영화라는 타이틀과 배워갈 수 있는게 뭐라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최소한의 교양정도로 생각하며 지루함을 견디고 끝까지 시청했다.

 

나름 영화를 보면서 편집이 재미있는 부분들도 있었다. 케인의 어린시절 창밖에서 집안 전경으로 딥포커스되는 장면, 신문속 사진이 줌인 되면서 그 장소로 이동하는 장면 등 시각적으로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게 영화를 재밌게 보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냐하면...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영화 전공자나 제작자들에게는 재미있을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너무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 바로 구글에 '시민 케인 분석' 검색해보면서 블로그 글들을 읽어보았다. 이 영화는 기술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잘 짜인 플롯과 구성, 고전 영화로부터의 탈피 등 영화적인 장치들을 상당히 곳곳에 배치해두었다. 영화를 본 이후의 그 분석하는 과정이 오히려 더 재미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훌륭한 영화였던 것이다. 

 

물론 요즘 영화들에서도 볼 수 있는 장치일 수 있으나, 6.25가 일어나기도 전에 나온 영화가 이정도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니 놀라웠다. 지금까지 본 영화들 중 아마 가장 오래된 영화일 것 같은데.. 

 

https://brunch.co.kr/@anabasis1225/10

 

<시민 케인>이 역대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이유

<시민 케인> 분석 1편 |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시민 케인>. 여러분은 이 평가에 동의하시나요? 제가 이 작품을 처음 본 건 대략 20년입니다. 그때는 이 평가에 통감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

brunch.co.kr

이 글을 읽고, 나만 재미없게 본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가 들었다.

 

'영화학' 관점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아보인다.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메세지를 집어 넣기 위해서, 좋은 연출을 위해서 적용할 수 있는 방식들이 상당히 많았다. 

위 블로그 내용 중 기억나는 것들만 쓰자면...
1. 시민 케인이 왜 위대한 영화인가?
-> 고전적 영화로부터 탈피했기 때문이다. (현대 영화의 특질을 갖추고 있다. )
- 현대 영화의 특질 2가지
1. 심도있는 장면 구성, 시퀀스 쇼트 (w. 딥포커스)
2. 파편적 액자 구성

딥포커스, 전심의 데쿠파주, 시퀀스 쇼트
고전적인 편집에서는 얼굴만 보여주면 대화씬이 완성이 되는데, 시민케인에서는 역동적인 시퀀스 쇼트를 적용했기에 딥포커스가 의미가 있었다.  시퀀스 쇼트로 무대를 풍부하게 활용하는 미장센 -> 딥포커스가 필요
그러면서 전경, 후경, 중경을 모두 사용하게 되는 전심적 구성이 전심의 데쿠파주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고전 영화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서양 비극의 전형적인 구조인 상승 - 명망과 번영 - 정치적 권세 - 몰락 이라는 구조 (ex. 셰익스피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훌륭한 비극의 조건
"우리와 비슷한 사람 또는 인품과 역량이 우리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 명망과 번영을 누리다가 의도치않게 저지른 과오(HAMARTIA)로 인해 추락 또는 몰락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방식들을 차용했음에도, 초창기에는 영화 흥행에 실패했다고 한다. 대중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 것이다. 여기서 이제 몇 가지 고민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1. 기술적으로 훌륭하면 예술인가?

2. 예술은 대중이 즐길수 없는 소수만의 무엇인가?

3. 예술은 어려워야 하는가?

4. 예술은 분석가, 비평가들에게 감정받아서 발굴되어야 하는지, 다수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어야하는지?

5. 위의 질문들에서 예술을 게임으로 바꿨을때 답이 같을지?

 

크게 이렇게 분류되는 것 같다. 여기서 깊게 더 고민하면 여러 질문이 더 나오겠지만 일단은 여기서 마무리하려고 한다.

 

생각 뭉탱이

-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 예술은 재미와 거리가 먼 것일까?

- 예술적이면서 재미있는 게임을 어떻게 만들수 있을까.

- 아리스토텔레스의 훌륭한 비극 조건을 게임에 녹여봐도 좋을 것 같다.